일기

200821(금)

KC Lee 2020. 8. 23. 00:34

좋은 설교는 영감을 얻게 한다. 오늘 새벽에는 박은일 목사님께서 생명의 삶 본문에 조금 뒤처져서 롬 12:4-8 말씀으로 설교하셨는데 4 절에 '우리가 한 몸에 많은 지체를 가졌으나 모든 지체가 같은 직분을 가진 것이 아니니' 하신 말씀을 시작으로 교회에 대하여 설교하셨다. 주로 다름을 인정하고 은사를 활용하라는 취지로 말씀하셨는데, 말씀을 따라가며 머리에 떠오르는 생각들을 주체하기 힘들어 예배 뒤에 바로 이어서 페이스북에 글을 하나 남겼다. 특히 5 절의 '이와 같이 우리 많은 사람이 그리스도 안에서 한 몸이 되어 서로 지체가 되었느니라' 하신 말씀 가운데 '그리스도 안에서 한 몸'이라는 말씀을 다시 생각해 보게 되었는데, 그것이 교회 공동체의 목적과 같다는 생각을 했다. 한국은 아무래도 민족 공동체라 할 수 있는 반면, 미국은 여러 민족과 배경의 사람들이 모인 이민자의 나라이기에 민족이 아니라 어떠한 수호해야 할 가치의 공동체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자유라는 가치, 생명이라는 가치를 통해서 행복을 추구하는 공통의 목표 아래 모여진 나라라는 생각이 든다. (Life, Liberty, Pursuit of Happiness) 그런 측면에서 교회의 공통 목적은 '그리스도 안'이라는 신앙의 공동체가 된다는, 지극히 당연한 말 같은 것을 가지고 '교회 공동체의 작동 원리'를 써봤다. 항상 페이스북에 글을 쓸 때마다 아직 모든 말을 쏟아내지 못한다. 너무 나를 드러내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젊었을 때도 있었고, 지금도 그런 것 같다. 그렇다고 솔직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적나라하게 드러난 내 생각이나 모습은 아직 조금 창피하고, 비난받거나 조롱당할까 봐 꺼려진다. 하지만 이런 일기 쓰기를 통해서 조금씩 나의 생각을 정리하고 드러내는 훈련이 그런 두려움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한 조심스러움 때문이랄까, 짧은 글이지만 포스트 하기까지는 한 시간 넘게 걸린 작업이었고, 쓰고 나서도 영 신경이 쓰인다. 나아지겠지 생각하고, 덕분에 기도 시간을 놓쳤다는 것은 내가 쓴 글에서는 그리 기도를 강조했건만 부끄러운 비밀이다.

출근하니 어제 퇴근 전까지 작업하고 리뷰 요청해 놓은 회사 security policy 관련 협조 공문에 대한 피드백이 와 있다. 함께 회의한 사람들의 동의도 있었기에 가벼운 마음으로 가주 본부에 요청했고, 이미 협의가 어느 정도 이루어진 부분이라 곧 실행으로 이어지는 모습을 본다. 이어서 10 월 종료되는 PNS 서비스와 관련하여 MID 놔둔 채 TID 변경만 통해서 간소화하는 방안에 대하여 기술팀과 대안을 논의했고, 다음 주 초에 시도해 보기로 했다. 만약 성공한다면 남아 있는 고객들의 문제는 어느 정도 쉽게 해결될 수 있을 것 같다. 오전 일과의 마지막 부분은 지난 며칠간 알아보고 검토한 저울 관련 서비스에 대한 결정이었다. 아무래도 우리 고객 수요는 많지 않은 반면, 공정성의 문제 때문에 연 $160 비용과 잔무를 요구하는 정부의 지시 사항 이행에 부담이 많을 것 같아서 외주로 방향을 결정하고 담당 부서에 공문을 냈다. 실제 상황을 맞아서 어떤 문제가 있을지는 아직 예측하기 힘들지만, 시도해 보면서 수정 가능한 문제라서 일단 그렇게 결정했다.

점심시간을 이용해서 집 warranty 수리하기 위해 방문 중인 flooring 서비스 사람과 문제점들을 논의하고, 순두부찌개를 먹은 후 회사로 돌아왔다. 오후에는 오전에 협조 요청한 security 관련 사항을 점검한 후 audit 자료를 제출했다. 그다음에는 잔무지만 재고 시스템 기록 오류를 시정하는 일을 담당자와 확인해 가면서 처리했고, 이후에는 마침 본사에 방문 중인 Denver 지점장과 협의 하에 그곳 전화와 인터넷 서비스 이동 가능성을 확인하는 것에서 시작해서 불필요한 서비스를 취소하고 조정하는 일을 Century Link 사와 장시간 통화를 하며 해결했다. 매월 내는 요금도 꽤 많이 줄일 수 있게 되었고, 10 월에 서비스 장소 이동할 때 훨씬 간단하게 구성된 네트워크로 이동 가능할 것이다.

퇴근길에는 은행에 들러서 ATM 운영 현금을 인출하고, 일부 정리한 후에 시애틀에 있는 업소에 채워 넣고 돌아왔다. 집에 돌아와 나머지 정리를 하면서 어제 보다가 자버린 '사랑의 콜센터'를 지연이와 시청했다. 이미 본 것인데도 나와 같이 봐주는 아내에게 사소한 일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고맙다. 참, 시애틀에 다녀올 때 같이 갔었는데, 돌아오는 길에 29CM 노티스가 떴길래 지연이에게 보여줬다. 정보를 걸러서 제공하는 형태의 큐레이션 서비스가 정보의 홍수 시대에 자리 잡을 수 있는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뉴닉과 같은 뉴스 요약 서비스도 비슷하다고 생각하고, 결국 유튜브나 같은 경우도 사용자에 기호에 맞춘 내용으로 정보를 내보내 주고 있는 것을 보면, 물론 그것은 자동화된 알고리즘을 이용하는 것이지만, 사람들이 too much information 상태에서 결정하지 못할 때 어떤 방향성을 가지고 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의 가능성이 있을까 생각해 본다. 며칠 전 중국의 알리바바 계열 백화점에서 COVID-19 터지자 직원들이 자기가 담당하는 제품을 라이브 방송을 통해서 설명하고 판매하여 대박이 났다는 소식도 비슷한 류의 정보 제공자 역할의 가능성을 보여 주는 사례 같고, 그런 소식을 걸러서 전해준 Brand Boy 같은 페북 페이지도 결국 편집자의 손을 거쳐서 관심 분야의 소식을 큐레이션 해서 제공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아무튼 이제 인터넷을 통한 세상이 도래한 것은 당면한 현실이고, 그 가운데 제한된 인간의 능력을 고려하여 어떻게 하면 시대에 뒤처지지 않게 할 수 있는가를 생각하고 돕는 서비스를 생각해 본다. 즉, 시대를 선도하는 작은 그룹이 아니라 mainstream은 follow 하는 그룹이라는 것을 타깃 지점으로 삼는 서비스를 상정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 대상 그룹은 상대적으로 지출이 보수적이고 큰 금액이 아니라서 그만큼 경쟁도 치열한 시장일 것이라는 점은 잊지 말아야 하겠다.

 

오늘도 밤늦게 페이스북 보고 한국 기사 보고 하다가 2 시 넘어서 취침하는 바람에 일기는 토요일 아침에야 쓰고 있다. 자로 잰듯한 정도는 아니더라도 규칙적인 생활은 꼭 가지고 싶은 습관이다. 어디서부터 고쳐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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