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예배 때 시 11 본문으로 박은일 목사님께서 설교하셨다. 3 절의 '터가 무너지면 의인이 무엇을 할꼬' 하신 말씀에서 터는 하나님의 말씀이라고 하시며 믿는 이들이 말씀에 기초한 신앙을 가져야 할 것을 강조하셨다. 요 1:14 '말씀이 육신이 되어 우리 가운데 거하시매 우리가 그 영광을 보니 아버지의 독생자의 영광이요 은혜와 진리가 충만하더라' 하신 것을 생각할 때 이는 또한 예수님을 근본으로 하는 신앙이기도 할 것이다. 예배와 기도 후에 오늘은 교우들과 식당에 가서 함께 식사했다. 실로 코로나 바이러스 이후 처음으로 갖는 교제였다. 전에 종종 가던 오믈렛 잘하는 집에 가보니 아침 이른 시간인데도 자리가 거의 차서 코로나 이전 상태를 거의 회복한 듯하다. 하긴 미국은 백신 접종이 현재 60% 이상 되고 70% 집단 면역 상태에 이르고자 국민들을 독려하는 단계에 있어서 아직도 매일 확진자와 사망자가 상당수 나오고 있지만 불안감은 거의 해소돼 있는 상태에 있어서 외식이나 활동이 활발하게 재개되고 있다. 오늘 식사한 분들도 80대의 권사님들 두 분을 포함해서 일곱 명이 함께 했는데 전과 같은 감염 우려 없이 식사와 담소를 나눌 수 있었다. 이제 6 월말이 되면 주지사가 완전 개방을 선언하리라 예상하는 상태에서 다음 주일에는 당회를 소집해서 교회의 개방 계획에 대해서 논의하자고 목사님과 신 장로님과 얘기했다.
집에 돌아와서는 어제 일기를 쓰고 아내와 '보쌈' 드라마 시청을 했다. 이제는 즐겨 보는 드라마가 하나밖에 남지 않았는데 오늘도 실망시키지 않고 재미있었다. 남자 주인공인 정일우 배우가 여자 주인공인 권유리 배우에게 예쁘다고 말하는 대사가 나오는데, 본인들은 연기하면서 오글거렸을 법하지만 시청자로서는 극의 상황 안에서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내용으로 어색하지 않았다. 죽었다고 생각되던 공주의 생존 사실이 다시 조금씩 주변에 알려지면서 동시에 위험에 처할 듯한 상황으로 이어지며 갈등이 고조되는데, 결국 어떻게 결말이 날 것인지 끝까지 긴장 속에서 시청에 몰입할 수 있을 것 같다. 이어서 '간 떨어지는 동거' 4 회부터 6 회를 보면서 진도를 맞췄다. 처음에는 뻔한 얘기라고 생각하고 계속 시청할까 주저하고, 어제 3 회까지 볼 때까지만 해도 그저 그런 드라마 정도라고 생각하며 기대를 안 했는데, 오늘 4 회부터 보면서 색다른 구미호 이야기와 감각적인 대사와 연출이 돋보이면서 3 회를 연이어 볼 정도로 빠져 들었다. 이혜리, 장기용 두 배우와 '스타트 업' 때부터 주목한 강한나 배우의 연기가 아주 좋고, 뻔한 소재를 뻔하지 않게 풀어내는 작가의 역량이 상당한 것 같다. 오늘은 장기용 배우가 낮은 목소리로 <콜레라 시대의 사랑>이라는 소설에서 남자 주인공이 페르미나 다사라는 여주인공에게 한 말을 이혜리 배우에게 하는 장면을 보았는데, 너무 상황에 어울리는 대사라서 마치 이 드라마에서 나온 구절이라고 해도 믿을 만큼 실감 나는 장면 이후에 드라마에 대한 평가 소감이 달라질 정도로 인상적이었다. 수목 드라마로 계속 시청하게 될 것 같다.
하루 종일 집에 있기가 뭐해서 동네 산책을 다녀왔다. 한 시간 정도 집 주변에 공원까지 다녀오는 길로 아내와 함께 걷고 왔는데도 오늘은 하루 8000 보 걷는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것 같다. 한 시간 정도 낮잠을 자고 나서 저녁때 있을 성경 통독반 준비를 했다. 2017 년에 통독할 때에는 한 주에 40 페이지 정도를 읽는 진도를 유지했는데 이번에는 힘들어하셔서 30 페이지로 조정하다 보니 일정표를 다시 짜야한다. 그런데 책들을 자연스럽게 이어가며 읽기에는 한 주 40 페이지 진도가 맞는 것 같고, 그래야 1 년 안에 무리 없이 끝내게 된다. 2017 년도에는 41 주 계획으로 마쳤는데, 이번에는 따로 집중적으로 읽는 시간을 갖지 않으면 52 주 안에 마치는 것은 어림도 없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벌서 지난번보다 4-5 주 정도 뒤쳐지는 진도로 나가고 있다. 언제 휴일에 맞춰서 같이 읽는 멤버들과 1 박 2 일 일정으로 다녀올 생각을 해야 하겠다. 오늘은 통독반 이후 따로 할 일이 없어서 페이스북과 한국 기사를 보며 시간을 보내다가 자정 무렵 취침했다.
"그녀는 너무나 아름답고 매력적이었으며 보통 사람들과는 너무나 달라 보였다. 그래서 그는 그녀의 구두가 딱딱 거리면서 돌길 위를 걸을 때 왜 아무도 자기처럼 정신을 잃지 않는지, 그녀의 베일에서 나오는 숨소리에 왜 아무도 가슴 설레 하지 않는지, 그녀의 땋은 머리가 바람에 휘날리거나 그녀의 손이 공중으로 날아오를 때 혹은 황금 같은 미소를 지을 때에도 왜 모든 사람이 사랑에 미치지 않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오늘 '간 떨어지는 동거' 시청 중에 들은 장기용 배우의 대사가 맴돌아서 이후 인터넷을 뒤져 <콜레라 시대의 사랑>이란 책의 내용을 찾아 옮겨본 이런 글을 보면 문학 작품을 좀 열심히 찾아 읽어야 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