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210611(금)

KC Lee 2021. 6. 13. 02:28

새벽 예배 때 본문은 시 10 편 말씀이었다. 교회에 들어서려는데 낯선 차가 한 대 주차장으로 들어가기에 누굴까 생각했는데 1 년 반 넘게 암 투병하시다가 최근에 치료를 마치신 집사님 차였다. 예배 전에는 목례만 하고 예배당에 들어갔는데 마침 오늘 박은일 목사님의 설교 내용이 환난 때를 맞은 시인이 하나님을 의지하고 '겸손한 자의 소원'을 들어주시는 하나님을 찬양하는 내용이어서 내내 오랜만에 뵌 집사님 생각을 하면서 말씀을 은혜롭게 들었다. 예배와 기도 시간 후에 친교실에서 잠시 다른 교우들과 함께 담소를 나눌 때 뵈었는데, 처음에는 크게 걱정하지 않고 수술받고 받기 시작한 항암 치료 과정이 많이 힘드셨다는 얘기를 담담하게 해 주셨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모든 예배를 온라인으로 드릴 수 있었기에 본인에게는 감사한 일이었다는 말씀도 하셨다. 이제는 완치가 되고 정상 생활이 가능한 상태가 되었는데 재발이 되지 않는 것이 기도 제목이라고 해 주셨다. 지난달에 치료를 마치신 후에 기도 제목을 그리 주셔서 다른 cancer survivor 집사님들에 대한 기도와 함께 박 집사님에 대한 기도도 매일 하고 있는데, 건강을 잘 유지해 주시기를 위해서 계속 기도해야 하겠다.

회사에서는 회사 데이터베이스에 admin으로서 작업해 주어야 할 일들을 처리하고, 새로 개발 시작하는 모듈에 대한 사용자 의견 청취를 위해 진행 상황을 현업에 전달했다. 새 사무실 공사 현장을 둘러보고 새로 들어오는 전화/인터넷 회선에 대한 사전 작업을 점검했다. 기계 주문 밀린 것들 몇 가지 확인하는 등 업무를 보다가 퇴근했다.

집에 와서 어제부터 보기 시작한 '간 떨어지는 동거' 드라마를 2 회와 3 회 몰아서 봤다. 3 회 후반부는 잠깐 조느라고 보지 못했는데, 아직까지 전체적으로 명작이라고 하기에는 부족하지만 못 봐줄 정도도 아닌 평균 정도 수준인 것 같다. 5 점 만점 평점에 2 점 내지는 3 점 정도를 줄 수 있는 정도의 작품일 것 같다. 뻔한 줄거리가 예상되는데도 다음 이야기가 궁금한 것을 보면 두 주연인 이혜리와 장기용 배우가 잘해주고 있는 것 같고, 작가나 연출도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풀어가면서 흥미를 유발하고 있는 것 같다. 요즘 보던 드라마들이 많이 끝나서 당분간 시청해 보려 한다. 드라마 후에 오랜만에 '내 딸 하자' 시청을 했는데 어제 '사랑의 콜센터'에서 팬들 방문하는 것과 포맷은 같지만 약간 다른 느낌이다. '미스터 트롯' 가수들이 오랜 예능 방송으로 다져진 매끄러움이 느껴진다면 '미스 트롯' 가수들은 좀 더 신선한 느낌이랄까, 뭔지 모를 감동이 더 느껴지는 것 같다. 두 프로그램 출연진들 모두 다 잘 되면 좋겠다. (이런 생각이 들수록 '미스 트롯' 시즌 1 출연자들이 좀 안 됐다.)

조금 쉬면서 페이스북과 한국 기사를 봤다. 오늘은 국민의 힘 당대표로 이준석 씨가 당선된 것이 큰 뉴스였다. 아직 40 살도 되지 않은 사람이 한국의 양대 정당 대표로 선출된 것은 역사상 처음이라고 한다. 과거에는 당 대표는 얼마 후 대선 주자로 나서는 것이 거의 당연시됐다. 그래서 더불어 민주당도 이낙연 대표가 대선 주자로 나서기 위해서 대표직을 내놓았는데, 막상 대선 주자 경선에서는 힘을 못쓰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그런 가운데 국민의 힘 경우에는 어쩌면 대선 주자가 거의 윤석열 전 검찰총장으로 윤곽이 드러난 시점에서 정당의 대표와 대통령 후보는 다른 역할을 분담하는 정당 구조로 가는 길목에 중요한 이정표가 되는 일로 기억될 것 같다. 미국의 경우 이런 일은 당연한 것이다. 워낙 큰 나라이기도 하지만, 연방제가 뿌리 깊게 정착해 있어 힘 있는 주지사들도 많고 의회도 상원 같은 경우 6 년 임기로 각 주에서 2 명만 선출되는 중요한 선출직의 의원들 여럿이 정당 안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기에, 매번 대선이 다가오면 경선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그 가운데 선택받는 후보를 정당이 총력을 다해서 지원하는 구조가 정착돼 있다. 그에 비해서 한국은 작은 나라 안에서 정치적 역량을 발휘할 영역이 상대적으로 적기에 어쩌면 내각 책임제와 같은 의회 구조 안에서 일본 비슷한 정당 구조를 가지고 계파 정치가 펼쳐졌기에 상당히 승자 독식의 구조에 가깝다. 게다가 공천권을 가지는 대표의 힘으로 인해 제왕적 대통령 권한과 정당 대표의 역할이 맞물려 있다. 그런데 국민의 힘 같은 경우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이후 지리멸렬해 가는 정당을 살리고자 하는 노력의 일환으로 공천 과정의 대표 영향력을 줄이고 김종인 대표 권한 대행 아래서 대표는 곧 대통령 후보라는 공식이 깨지면서 오히려 킹 메이커 비슷한 역할로 힘이 빠졌다. 이런 배경에서 이준석 같은 원외 인물이자 젊은이가 상징성만 가지고 대표에 선출될 여건이 마련된 것 같다. 어쨌든 민주주의 하에서는 권력은 분산돼 있을수록 좋은 것이다. 앞으로 국민의 힘이 야권을 어떻게 아우르며 다음 대선에 임하게 될 것인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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