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201003(토)

KC Lee 2020. 10. 5. 00:58

오늘 새벽 예배의 본문 렘 41:1-18 말씀에서 박은일 목사님은 이스마엘이 그다랴를 암살한 원인을 시기와 질투, 그리고 탐심이라고 하셨다. 설교하기 쉽지 않은 본문이었을 텐데 이러한 점을 찾아내시기까지 얼마나 고심하셨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오늘 본문을 포함하여 예레미야서의 내용은 열왕기나 역대기 가운데 기록되지 않은 멸망 이후 모습을 자세히 보여준다. 사실 성경에 모든 역사가 기록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성경을 통하여 '하나님께서는 그의 성령님으로 평범한 사람들이 구원을 받는 데 알아야 할 필요가 있는 것들을 아주 분명히 이해하도록 인도하신다.' (G.I. 윌리암슨, 소요리문답 강해) 구원에 필요한 모든 말씀은 명료하고 충족하게 기록돼 있다. 따라서 오늘 본문이 비록 다른 역사서에 기록돼 있지 않지만 예레미야서에 기록된 것은 왕들의 역사뿐 아니라 그 이후의 역사를 통해서도 드러나는 인간의 죄성을 우리에게 일깨워준다. 내일 준비할 월요일 새벽 예배 설교 말씀에 이 점을 말해야 하겠다.

기도 후 김길랑 장로님께서 가져다 놓으신 빵을 근처 홈레스 텐트가 쳐져 있는 곳에 김순영 전도사님과 함께 가서 전해 주고 왔다. 전에는 못 봐서 잘 모르지만, 코로나 바이러스 이후 천막을 치고 노숙하는 사람들이 더 늘어난 것 같다. 어느 나라나 빈민층은 있지만 미국의 하층민의 실상도 참 해결하기 힘든 현실 가운데 하나다. 마약이나 술에 중독돼 있는 사람들과 혼재돼 있는 도시 빈민의 상황은 정부가 구제하기도 어려운 부분일 것 같다. 하긴 각 사람의 인생이 만들어 놓은 개인사와 상황이 어찌 하루아침에 해결될 수 있겠는가.

다시 교회에 돌아와 예배당 방역 작업을 했다. 노정원 사모님께서 주로 하시는데, 이리나 권사님 때문인지 오늘로 금식 3 일째라고 이모가 알려 주셔서 기꺼이 내가 맡아서 소독 작업을 했다. 큰 효과가 있을까 싶기도 하지만, 의자 등을 소독액으로 닦고 분무하는 작업을 통해서 조금이라도 효과가 있다면 교인들의 건강과 바이러스 예방을 위해서 계속할 필요가 있는 일이다. 혹시라도 교회를 통해서 전염되는 일은 없기를 기도한다.

집에 오는 길에 시애틀의 ATM 채우고 집에 오니 조금 노곤하다. 그래도 어제 저녁에는 9 시 정도부터 취침해서 여덟 시간 가까이 잔 것이지만 일주 평균은 여전히 다섯 시간 반 정도 잔 것을 알 수 있다. 잠깐 눈을 붙이는 듯 마는 듯하고 나서 가족들과 지연이가 맛있게 만든 해물 스파게티로 점심을 먹었다. 그러고 나서 켄모어에 있는 ATM 위해서 지연이와 잠시 외출하고 돌아와 '비밀의 숲 2' 드라마를 시청했다. 이제는 막바지에 이르러 문제들의 실체가 드러나고 있는데, 그동안 밑밥을 깔아 놓은 것들과 조금 어색하게 들어맞게 구성한 것이 여전히 불만이다. 전편처럼 큰 구도의 비리나 살인도 아닌 것들을 꽁꽁 감추어 두었다가 드러내는 방식이 별로 공감을 주지 않는다. 내일이 아마 마지막 회일 것 같은데, 평점은 5 점 만점에 3 점 넘게 주기는 힘들 것 같다.

동현이가 이사 나갈 날이 2 주 앞으로 다가와서 가재 도구들을 챙기는 것을 지켜보면서 나는 지나 결혼식에 축의금을 보내 주신 분들께 드릴 답례품과 함께 전할 카드를 썼다. 결혼식에 초대하여 피로연으로 대접해야 했지만 사정상 예식 자체에도 모시지 못해 죄송한 마음을 전하려고 해 보았다.

3 시 조금 넘어서 지나 부부가 집에 왔다. 물건을 좀 더 챙겨 가고, 지난주에 이사 나갈 때 가져간 차를 가져다 줄 겸 들러서 저녁 늦게까지 있다가 갔다. 동현이가 이사 나갈 때 빌리기로 한 미니밴을 경빈이 카드 회사에서 제공하는 프로모션이 좋아 예약해 주었다. (운전도 해 줘야 돼서 고맙다.) 함께 고기를 구워서 저녁으로 먹고, 환담하고, '라이브'라고 꽤 오래전 방영된 이광수와 정유미 주연의 경찰 드라마를 지연이는 시청하고 나는 감사 카드를 계속 썼다. 10 시 조금 넘어 집으로 돌아가기 전에 이제는 경빈이가 출석하는 교회로 옮긴다는 말을 들으니 서운하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하다. 작은 교회가 가족적으로 구성원을 돌보는 장점은 있지만 다음 세대에 대한 교육 부분이 취약해질 수밖에 없는 점이 안타깝기도 하다. 정말 그 부분에 사명감을 가지고 집중한다면 모를까 현 구성원에 집중하는 구조에서는 젊은이들을 계속 잃어갈 수밖에 없고, 이민 유입이 감소하고 있는 현실에서 몇십 년 후의 한인 이민 교회의 현실은 암담하다. 이 부분에 내게 주신 하나님의 사명이 있지 않을까, 장로로서 책임감을 가지고 계속 기도할 부분이다.

아이들을 보내고 감사 카드를 마무리 했다. 아직 답례품 주문한 것이 다 도착하지 않아서 우선 주일에만 뵐 수 있는 분들께 먼저 전달해 드려야 한다. 회사분들이나 수요 예배 등을 통해서 뵐 수 있는 분들 것은 도착하는 대로 전달해 드릴 수 있도록 계속 감사의 인사를 하는 한 주가 될 것 같다. 침대에 누워 페이스북과 한국 기사를 조금 보다가 두 시 정도에 취침했다.

 

주말에는 업무는 쉬지만 집안 일 등으로 바쁘게 지내게 된다. 주말 시간 역시 허비할 수 있는 여지가 얼마든지 있다. 이번 주는 지나 결혼식 마무리로 바빴고, 또 이제 동현이 이사 나갈 준비로 이번 달은 바쁘게 지낼 것 같다. 가을이 왔는데, 한 해를 마무리하는 계절에 나 자신의 발전을 위한 일들 역시 힘쓰면서 알차게 보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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