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200919(토)

KC Lee 2020. 9. 21. 02:48

먼 훗날의 일인 것 같아도 정한 날은 결국 온다. 딸아이의 결혼식을 1 월에 사돈 댁과 논의하기 시작하고 그 사이에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 혼란스러웠지만, 아이들이 결혼을 원하고 결혼 신고만 하고 살게 할 수는 없어서 예배는 드리고 시작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예배'에 중심을 둔 결혼 예배를 드리자고 제안하였고, 아이들도 그에 동의해 주어서 준비를 해 왔다. 그러던 중에 아직도 계속되고 있는 역병이지만 조금씩 일상을 찾아가는 노력과 사람들의 생각 가운데 정부의 권고 사항도 완화되고 있는 중 정한 날이 왔다. 도와주시는 분들의 손길도 너무 고마왔고, 무엇보다 딸을 시집보내는 엄마의 수고가 결실을 맺어 아름답고 의미 있는 결혼 예식이 됐다. 하루의 일정을 되돌아보는 기록을 남긴다.

새벽 예배에 참여하여 렘 33:14-26 말씀을 본문으로 목사님의 설교를 들었다. '다윗에게 한 의로운 가지가 나게' 할 것이라는 14 절의 예언을 통해서 '약속은 기다리는 것'이라는 약속의 속성을 말씀하시고 하나님께서는 당신이 세우신 언약을 반드시 성취하신다는 말씀을 전해 주셔서 마음에 새긴다. 결혼 예배를 위한 기도를 포함하여 기도 시간을 가진 후에 교회 청소를 했다. 특히 피로연을 가질 친교실은 물걸레로 닦고, 본당도 vacuum 청소를 했다. 한 시간 가까이 청소를 마치고 집에 돌아오니 딸과 아내는 미용실 10 시 약속을 위해 갈 준비 중이다. 먼저 떠나 보내고 나와 아들은 피로연 메뉴와 장식을 위한 인쇄를 컬러로 하기 위해 10 시 정도에 집을 나섰다. 인쇄를 마치고 잠시 미용실에 가서 머리를 단장하고 화장을 하고 있는 두 사람을 본 후에 결혼 케이크 주문해 둔 것을 찾으러 bakery에 갔다. 점심시간이 다가와서 교회에서 이미 준비 중이신 분들을 위한 것과 우리도 요기를 할 초밥 롤을 주문해서 교회로 향했다. 12 시 조금 넘어 교회에 도착하여 음식 준비 중이신 집사님과 사모님, 목사님과 함께 점심을 먹었다. 조금 있으니 신부도 교회에 도착해서 식사를 시작하고, 신랑도 이어서 신부 먹을 것을 조금 사 왔다.

사진사가 와서 신부 사진을 찍기 시작했고, 나와 아들은 인쇄해 온 것을 가지고 마무리 장식을 했다. 그동안 산불로 좋지 않던 공기는 어제부터 온 비로 먼지가 많이 씻겨 나간 덕에 좋아졌고, 아침에도 부슬부슬 비가 와서 걱정했는데 그대로 야외 촬영할 시간이 된 2 시 정도에는 비가 그쳐서 다행이었다. 그 사이에 나는 사돈 댁을 모시러 신랑이 살고 있는 집으로 떠났다. 부모님과 형, 동생이 준비를 마치고 기다리고 있어서 모시고 교회로 오니 신랑, 신부도 야외 촬영을 마치고 도착해 있었다. 3 시 정도에 양가 식구들과 함께 교회 밖에서 사진을 여러 장 찍었다. 교회 안에서도 목사님을 모시고 여러 조합으로 사진을 찍고 나니 4 시 가까이 됐다.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하객을 많이 모실 수 없어서 (30 명 제한) 양가 식구들과 제한된 수의 친구들만 함께 하는 20 명 정도의 결혼 예배이기 때문에 진작 YouTube 실황 방송을 하려고 생각하였다. 마침 교회에서 오랜 기간 온라인 예배를 드리는 장비나 기술이 갖춰져 있어서 어렵지 않게 방송을 할 수 있었다. 4 시 15 분부터 예식 전 방송을 시작했고, 신랑이 영상에서 인사를 하며 친구들과 친지와 채팅으로 대화를 하며 준비를 했다. 4 시 30 분에 예정된 시간에 예식을 시작했다. 참석자들이 대부분 영어권이라서 목사님께도 영어로 진행과 설교를 부탁드렸고, 감사하게 좋은 주례 말씀을 전해 주셨다.

약 40 분 정도 진행된 예배를 마치고, 모두 함께 사진 촬영을 한 후에 피로연을 시작했다. 훌륭한 셰프이신 집사님 덕분에 정말 고급스러운 full course 식사를 할 수 있었다. 케이크까지 먹고서 환담을 나누는 가운데 자연스럽게 피로연을 마칠 수 있었다. 신랑, 신부가 결혼 신고서를 목사님과 증인들과 함께 작성하는 시간까지 마치니 하객들은 모두 돌아갔고, 내일 예배를 위해 본당을 원 상태로 하기 위해 정리를 시작했다.

본당 정리를 마치고 vacuum 청소를 한 번 더 하고, 피로연 열린 친교실도 잠시 정리했지만 나머지는 주일에 마무리하기로 하고 9 시 조금 넘어서 집으로 떠났다. 집에 돌아와서 남은 음식을 정리하고 옷을 갈아 입고 나니 벌써 10 시가 넘었다. 잠시 휴식할 겸 아내와 계속 시청하고 있는 '비밀의 숲 2' 드라마를 시청하고 쉬고 있는데 LA에서 오지 못한 누나가 전화를 걸어와서 결혼 예배와 피로연 과정을 설명해 주며 아쉬움을 달랬다. 자정 조금 넘어 취침했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 아내가 12 시간 만에 집에 돌아간다고 차에서 말한 것처럼 긴 하루였다. 결혼 예배 직전에 입장하기 전 신랑이 갑작스레 기도를 부탁했다. 'For the glory of God'이라고 얼마 전 목사님께서 말씀하신 것을 가지고 계속 묵상하던 내용으로 기도했다. 결혼 예배도 그렇고, 앞으로 두 사람이 꾸려갈 가정도 하나님께 영광을 드리는 시간이 되기를 기원한 짧은 기도가 하루를 돌아보며 기억에 남는다. 자녀들은 자라서 부모의 품을 떠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이치다. 그때까지 하나님께서 맡겨주신 자녀들을 말씀으로 양육하는 것은 우리에게 주신 사명이다. 이제는 독립적인 가정을 이루는 두 사람이 또 자손을 낳고 대를 이어가며 신앙의 전통을 이어갈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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