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210604(금)-05(토)

KC Lee 2021. 6. 7. 01:06

일기를 다음 날 아침에 쓰고 있는데 토요일 아침에 일기 쓸 틈을 내지 못해서 이틀 치를 주일 아침에 몰아 쓰고 있다.

 

금요일 새벽 예배 때는 시 4 본문으로 박은일 목사님께서 설교하셨다. 출근해서는 새로 이사 갈 사무실의 업무 공간 가구 업자와 함께 가구 배치 등 논의하던 중 공사 현장 관리하는 사람을 만나서 일정에 대하여 의견을 나눴다. 배선 공사가 시급하다는 얘기를 듣고 배선 업자에게 연락해서 현장에서 만났다. 공사 진행에 지장이 없도록 시간 안에 작업이 마쳐질 수 있기를 당부했다. 이제는 모든 것이 상세하게 점검돼야 한다. 통신 업자도 마침 이메일로 일정을 통보해 와서 계획을 상상해 볼 수 있었다. 실제로 이사를 하는 것 역시 업자가 왔는데 다른 일로 바빠서 동료 직원에게 만나도록 했다. 원래 계획한 토요일 이사 일정이 어려울 것 같다고 해서 일요일로 옮겨야 할 것 같다. 이상적인 상황에서는 우리 직원들은 여러 사람 동원될 필요 없지만 늘 현장에서는 돌발 상황이 생길 수 있기에 최소 인원은 대기하도록 해야 할 것 같다. 전산실 서버를 옮기는 것에 대해서도 전산 팀장과 논의했다. 이제 정말 3 주 앞으로 다가온 일이라서 준비에 더욱 매진해야 하겠다.

퇴근하고 집에 와서는 처와 '유명 가수전'을 시청했다. 금토 드라마 보던 '모범택시'가 지난주에 끝나서 화요일에 바빠서 보지 못한 방송을 찾아봤다. 윤종신 편이었는데 우리가 미국에 온 이후에 주로 활동한 가수라서 아는 노래가 그리 많은 편은 아니다. 연대 원주 국문과 출신이라서 그런지 가사를 잘 쓰는 것 같다. 그러고 보면 국문과를 지원하는 문과생들은 대체로 문학에 대한 열정을 가지고 대학에 가는 사람이 다른 과에 비해서 많은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많은 국문과 졸업생들을 일률적으로 판단하는 것은 섣부른 감이 있지만 마치 이과 쪽에서 수학이나 물리 같은 순수 학문에 지원하는 경우 단순히 점수로 줄 세워진 평가만으로 생각할 수 없는 것처럼 국문과에는 소설이나 시, 희곡, 또는 고전 같은 문학에 관심을 가지고 지원하는 것 같다. 이런 생각에 이르자 내가 고등학교 때 문과/이과 정해야 하는 1 학년에 돌아가신 아버지와 나눈 대화가 기억난다. 연대 영문과를 1950 년대에 졸업하셨기에 영어에 능통하셨던 아버지에 대한 동경이 있었기에 나도 영문과를 지원하고 후에 외교관의 길을 가면 어떨까 여쭈니, 문학에 별로 관심도, 소질도 없던 나를 만류하시며 당신 자신도 영어에 관심을 가지고 대학에 갔지만 결국 문학을 좋아해야 영문학을 잘할 수 있다고 조언해 주셨다. 그 조언이 마음에 남아서 이후에는 중국어에도 관심이 있었지만 문학 쪽 학과 진학은 생각을 접은 것 같다.

아내는 지난주부터 우연히 보기 시작한 '강철부대'를 열심히 시청하고 있는데 재미있다며 권유해서 하나를 같이 봤다. 갯벌에서 임무를 수행하는 내용이었는데, 한국에 그런 갯벌이 있다는 것도 신기했고 거기서 걷는 것 자체가 얼마나 힘든 일인가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수중에서 숨을 참는 것을 해군 출신들이 하는 부분이 신기하다고 해서 봤는데, 정말 2 분 이상 물속에서 참고 있을 수 있는 폐활량과 훈련이 놀라웠다. 나도 수영이라면 조금 하는 편이지만 1 분 이상 숨을 참는 것은 못 할 것 같다. 어쨌든 하지만 시간을 내서 꾸준히 시청하게 될 것 같지는 않다.

 

토요일 새벽에는 시 5 본문으로 박은일 목사님께서 설교하신 예배를 마치고 기도 시간을 가진 후 교우들과 간단히 아침을 먹었다. 6 월말에는 주 정부에서 코로나 바이러스 관련 모든 제한을 해제할 계획을 갖고 있기에 교회에서는 어떤 방식으로 정상화시켜 가는 것이 좋겠는가에 대해서 신 장로님과 잠시 의견을 나눈 후 다른 분들의 의견도 들어 보았다. 이번에 주 정부의 방침 이후에는 후속 조치가 없을 것이라면 교회 역시 전면 정상화가 필요할 것 같다. 그렇지 않다면 과연 다음의 개방 시점을 언제로 삼을 것인지 기준이 모호해지는 문제도 있고, 이미 대부분 교인들은 백신을 맞았기에 안전 문제도 심각하지 않을 것 같다. 조만간 당회에서 논의해 보기로 했다.

집에 와서 '보쌈' 시청을 했다. 주인공이 중죄인으로 잡혀가는 상황을 둘러싸고 주변 사람들과 조정의 움직임을 짜임새 있게 진행시켜 너무 재미있게 보았다. 권유리 배우가 과하지도 않고 덜하지도 않게 사극 분위기에 잘 맞게 연기해 줘서 드라마에 몰입하는 것에 도움이 된다. 주변의 중견 배우들도 적절하게 자신의 배역을 소화해 주고 있어서 흠을 찾기 어려운 드라마다. 이런 사극에서 누구 하나가 튀는 연기를 하면 상당히 거스를 수 있는데 연출이 적절하게 각 연기자의 수위를 조절해 주고 있는 것 같다. 작가도 재미있게 극을 진행시키고 있고 해서 좋은 드라마의 요소를 두루 갖추었다.

오후에는 오늘 반드시 마무리하기로 한 작년 세금 보고 자료를 회계사 사무실에서 보내준 것을 가지고 검토했다. 여러 의문 사항이 생겨서 내용을 정리해 회계사에게 보내느라 반나절을 보냈다. 이미 연장 신청해 둔 상태인데 잘못 준비된 부분이 있을까 걱정이 조금 된다.

저녁에는 성경 통독반 모임을 가졌다. 오늘은 왕하 18 장부터 25 장 마지막까지 읽고 대상 9 장까지 족보 부분을 읽을 차례라서 평소에 한 사람이 두세 장 정도 읽던 방식 대신 한 장씩 읽었다. 그래도 수많은 인명과 계보를 읽어 나가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는데, 그나마 한 장 씩 읽어서 잘 마쳤다. 다음 주부터는 계속 한 장씩만 읽자는 제안대로 시도해 보기로 했다. 한 사람이 계속 여러 장을 읽으면 오히려 집중하기 힘들다는 의견이 있었다.

밤에는 아내가 어제 시청한 '유명 가수전'에서 윤종신 가수가 잠깐 언급한 이승윤에 대한 평을 듣고 찾아낸 '배달 가요 신기한 레코드샵'이란 예능 프로그램의 3 월 방송을 찾아 놓고 같이 보자고 한다. 당시 '무명 가수전'을 막 끝내고 출연한 방송에서 각자 좋아하는 노래 두 곡을 소개하고 한 곡씩은 직접 부르는 방식이고, 나중에는 진행자들이 노래를 추천해 주고 그중 하나를 선정해서 추천한 사람이 직접 불러 주는 프로그램이었다. 재미있게 보았다.

오늘까지 제출해야 하는 Seattle Symphony Chorale 관련 영상을 아내의 도움을 받아서 촬영했다. 이미 지난번까지 제출한 음원에 어찌 보면 립싱크하는 영상이지만 어색하지 않게 노래를 부르면서 촬영을 했다. 멘델스존의 Elijah 중 29 번째 합창곡 He watching over Israel 곡인데 Seattle Symphony 통해서 홍보에 활용될 것 같다. 여러 번 불러서 가사가 익숙해져 거의 악보를 보지 않고 영상을 찍을 수 있었다. Dropbox 통해서 영상을 업로드하려 했는데 내 어카운트에 예전에 사진을 올려놓은 것이 너무 많아서 그런지 무상으로 제공받는 용량이 부족했다. 사진을 모두 컴퓨터로 내려받고 다시 업로드하느라고 시간이 지체됐지만 자정 시한 무렵에 올렸다. 전체 영상이 어떻게 나올지 기대된다.

 

토요일에 페이스북 글들을 읽던 중 한 분이 일기를 쓸 때 너무 개인적인 일정에 치우치지 말고 각자 경험하는 것을 사회적인 흐름이라는 맥락 속에서 생각해 보는 글을 쓰면 좋으리라는 제언을 읽고 내가 쓰는 일기의 방식을 조금 바꾸는 것도 괜찮겠다는 생각을 했다. 작년 8 월부터 처음에는 일상의 연대기적인 기록을 중심으로 쓰기 시작했지만 조금씩 큰 내용에 치중하면서 느낀 점들을 쓰는 방식으로 자연스럽게 변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주로 새벽에 은혜받은 말씀이 있으면 자세히 적고 있다. 여전히 회사에서의 시간은 일의 나열이 되는 경우가 많지만, 이는 시간을 낭비하지 않겠다는 생각에서 그리 되는 면이 있어서 거기에 약간의 의미를 부여하는 정도로 해야 하겠고, 집에서는 주로 드라마나 예능 시청한 것에 대한 감상이 많은데 이 역시 좀 더 깊이 있게 하던지 분량을 줄이든지 생각해 봐야 하겠다. 이제는 좀 더 느낀 점들을 거시적인 시각도 의식하며 쓰는 것도 시도해 봐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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