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201107(토)

KC Lee 2020. 11. 8. 16:29

어제 저녁 식사가 과했는데도 소화가 덜 된 상태에서 취침했는데, 아무래도 부담이 됐는지 새벽 4 시 조금 넘어서 깼다. 그동안 바빠서 못 보던 유튜브 시청을 조금 하다가 새벽 예배에 참석했다. 오늘 본문은 살전 5:1-11 말씀으로 주의 재림에 대한 대비를 당부하는 바울 사도의 말씀이다. 그 가운데 8 절에 '구원의 소망의 투구를 쓰자'라는 말씀을 보면서 재림 신앙으로 사는 성도들이 전투적인 자세를 가져야 할 것에 대하여 생각해 보는 시간이었다.

오늘은 주요 일정이 고 이리나 권사님의 천국 환송 예배였다. 11 시 반에 시작하는 시간에 맞추어 가니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인원을 제한했음에도 불구하고 권사님을 기리는 조객들이 꽤 참석하셔서 보내드리는 시간을 함께 했다. 설교 말씀 후에 지휘자가 편곡한 찬송 연주를 배경으로 사진을 보는데, 한 사람의 일생을 어찌 그 짧은 시간에 회고할 수 있겠는가마는 함께 교회에서 지낸 26 년의 시간과 기억이 주마등처럼 지나쳤다. 딸 김정아 전도사의 투병 기간에 대한 진솔한 간증에 마음이 움직인다.

집에 돌아오니 오랜만에 딸과 사위가 중국 음식을 배달해서 방문했다. 식은 음식을 데워서 함께 나눠먹고 Costco 장을 보고 왔다. 올해는 크리스마스 준비를 일찍 시작한다더니 벌써 진열된 물건 가운데 크리스마스 선물 용품이 많이 보인다. 집에 돌아와서 새벽에 일찍 일어난 때문인지 피곤해서 낮잠을 잤다. 저녁이 준비됐다는 소리에 잠이 깨서 처가 준비한 저녁 식사를 함께 하고 담소하다가 딸 가족과 헤어졌다.

지난 한 주 뭐 그리 바빴는지 밀렸던 일기를 여러 날 치를 한꺼번에 쓰고 오늘 일기까지 연달아 쓰고 있다.

 

낮에 지난 화요일 선거 결과 바이든 대통령 후보가 당선이 확실하다는 소식이 AP 통신을 시작으로 회자된다. 이미 어제 트럼프 대통령이 우위에 있던 펜실베이니아 선거 결과가 뒤집히면서 재선 가능성이 희박해지던 가운데 펜실베이니아의 역전이 공고화되면서 더 이상은 다른 주의 경합도 무의미해진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4 년 전 당선 때부터 언론과 사이가 좋지 않았다. 직업 정치인 출신이 아닌 기업가 내지는 연예인에 가까운 이미지를 가지고 갑자기 등장해서 정체에 빠져 있던 공화당의 후보로 당선되고, 이후 힐러리 클린턴이라는 시기상조의 여성 대통령 후보를 누르고 당선이 됐지만, 계속 언론은 좋은 평가를 내리지 않고 적대적이었다. 그에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만의 독특한 방법으로 소통하며 파격적인 정책을 이어갔지만 올해의 코로나 바이러스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이 결국 재선 실패에 이르게 한 것 같다.

그 와중에 한국도 그렇지만 미국 역시 보수와 진보 진영의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문제는 미결의 과제로 남았다. 보수야 늘 비슷한 입장이지만, 진보의 어젠다가 거침없이 심해지고 있는 가운데 위기의식을 느끼는 보수층의 반발 역시 격화되는 양상으로 치달으며 보수 역시 이상한 어젠다를 내놓고 있다. 서로 양보할 수 없는 간극이 커져가는 이상 이러한 양극화의 문제는 쉽게 타협될 것 같지 않다. 동성애, 인종 문제, 소득 불균형, 세계화, 자원 및 기후 변화의 문제 등 양측의 입장이 첨예하기에 앞으로 맞는 바이든의 시대도 그리 순탄치만은 않을 것이다. 종교적인 신념의 문제가 개입되어 진보 어젠다에 양보할 여지가 적은 입장에서 politically correctness 같은 개념에 반기를 들어준 트럼프가 여전히 많은 지지를 받고 있다는 생각이다. 앞으로 대선 결과에 불복하는 과정이 또다시 큰 혼란으로 이어질 우려도 있지만, 여전히 미국은 법의 지배를 받는 나라이기에 곧 잠잠해질 것이란 희망을 가져 본다.

이렇게 또 트럼프와 공화당의 시대는 가고, 바이든과 민주당의 시간이 오고 있다. 무섭게 치고 올라오는 중국에 대한 대처와 여전히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 코로나 바이러스와 그로 인한 경제적, 사회적 혼란에 어떻게 민주당 정권은 대처할 것인지 궁금하다. 다수당 지위를 탈환하지 못한 상원 탓으로 시간만 보내다가는 바이든 역시 재선이 힘들 것이다. 이벤트성 선택이라는 인상을 지울 수 없지만 최초의 여성 부통령이 나오게 되었다는 것은 또 다른 새로운 역사의 시작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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