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 날씨' 하면 아무래도 자동적으로 연상되는 비가 오늘도 왔다. 날씨 예보를 보니 오늘도 비, 내일도 비, 모레도 비다.
시애틀의 비는 오늘 같은 경우 꾸준히 내리는 rain 이기는 했지만, 많은 경우 한국에서처럼 연일 비가 오면 물난리가 나듯 그렇게 내리는 비는 아니다. 오히려 shower 라고 표현되듯 내렸다 그쳤다 하고, 또 옷을 적시는 가랑비인 경우가 대부분인 것 같다. 그래서인지 우스개 소리로, 시애틀에서 시애틀에 사는 사람과 타지에서 관광이나 방문 온 사람을 구분하는 쉬운 방법이 있다고들 하는데, 즉 거리를 다닐 때 비가 조금 내리기 시작하면 우산을 펴는 사람은 시애틀 사람이 아니고 아예 우산을 들고 다니지도 않는 사람을 보면 시애틀에 오래 산 사람이라는 것이다.
여름도 그리 덥지 않게 낮 기온 화씨 70-80 도 (섭씨 21-26 도 정도) 오르내리다가 9-10 월 들어서서 비가 오기 시작하면서 온도가 내려가 아침 기온 40-50 도 (섭씨 5-10 도) 정도, 낮 기온도 50-60 도 (섭씨 10-15 도) 정도가 되는 것이 시애틀 초가을 기온이다. 또 가을이 되면 여름에는 하지에는 10 시 경까지도 환하던 낮 시간이 하루가 다르게 짧아 지면서 6-7 시 전후에는 어두워 지게 된다. 더군다나 11 월 초에 Summer Time 해제되면 갑자기 5 시 경 어두워져서 동지에 이르러 4 시 정도에 해가 지는 때를 향해 낮이 짧아 진다. 흔히들 시애틀에는 우울증에 걸리는 사람이 많다고 하는데, 아마 일조량이 짧아 그에 따른 신진대사가 그러한 경향을 만드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11 월 들어서는 아침 기온이 30-50 도(섭씨 0-10 도)로 뚝 떨어지고 낮 기온도 50 도(섭씨 10 도)를 넘길까 말까할 정도로 되면서 인근 산악 지역부터 눈 소식이 빈번해 지며 겨울을 향해 성큼 성큼 다가가는 늦가을 날씨가 된다.
일교차가 심하니 감기 조심해야 하는 계절이기도 하다.
가을이 되면 나무가 많은 이곳 시애틀에는 단풍 천지가 된다. 물론 교외로 산에 가면 단풍 장관이 펼쳐져 있기에 교회 어른들 모시고 단풍 구경가는 것이 연중 행사처럼 되어 있기도 하지만, 굳이 교외에 나가지 않더라도 주변 거리에서도 운전 중에 아름다운 색의 향연을 감상할 수 있다. (집 주변 Factoria 지역의 Newport 고등학교 인근 담장에 붙은 넝쿨과 노랗게 물든 나무의 색이 좋아서 신호 대기 중에 찍었다.)
또한 가을이라고 매일 같이 비가 오는 것은 아니므로 가끔씩 날씨가 좋을 때에는 오히려 여름보다 아름다운 아침 또는 저녁 노을을 볼 수도 있다. (집 침실에서 아침에 일어나 보게 된 하늘이 아름다와 전화기 사진으로 찍어 보았다.)
보통 봄은 여자의 계절이요 가을은 남자의 계절이라고 하는데, 시애틀의 가을도 한국의 가을 못지 않게 정취가 있는 계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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