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를 만들면서 첫 글을 무엇에 대한 것을 쓸까 생각하다가 그냥 날씨 이야기나 좀 적어 봐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사실 타 지방에 사는 미국 사람들과 이런 저런 이유로 만나게 될 때 마땅히 대화를 시작하기가 어색할 때 흔히 듣는 소재 가운데 하나가 날씨 이야기이기도 하다. "How is weather in Seattle?"이란 말은 어쩌면 시애틀이 유난히 비가 많이 오는 것으로 많은 미국 사람들에게 각인되어 있기에 적절한 관심의 표현으로 생각되는 것 같기도 하다. 그에 대한 답변을 하면서 상대방이 사는 곳의 날씨는 어떠냐고 묻고 하다 보면 다른 이야기를 이어 가기 편한 것 같다.
각설하고, 오늘(8/14/10)은 시애틀 날씨 치고는 무척 더운 날 가운데 하나였다. 최고 기온 화씨 95도였으니 대강 시애틀의 '덥다'는 정도를 이해할 수 있게 한다. C = (F - 32)*5/9 참조하면 섭씨 35도였던 것이다. 그 정도가 미국내 여느 더운 지방의 기온에 비하면 아무렇지도 않을 정도일 수 있지만 한국 비교하더라도 꽤 더웠던 날임에는 틀림없다. 이 온도는 종전의 8월 14일 기록인 90도(섭씨 32.2도)를 넘긴 당일 최고 기록이라고 하며, 앞으로 2-3일 정도 계속 90도를 넘기면 더울 것이라고 하니 피서 방법을 생각해 두어야 하겠다.
남가주(LA 등)나 텍사스 같이 더운 날씨로 이름난 곳들은 100도를 넘기는 것이 예사라고 하지만 시애틀은 90도 넘으면 보통 로컬 뉴스에서 계속 보도할 정도로 덥다고 취급된다. 보통은 여름 꽤 더운 날이 80도(섭씨 26-27도)나 넘길까 하는 정도이고 그저 칠십 몇도(섭씨 21-26도) 정도 하는 것이 대부분인 것 같다.
보통 오랜 우기를 마치고 6월 정도 부터는 날씨가 좋아지기 시작하여 9월-10월까지 좋은 날씨가 계속되는데 올해는 유난히 비가 6월까지 왔고, 늘 독립기념일인 7월 4일에는 좋은 날씨로 휴일을 즐길 수 있곤 했는데 올해는 그 날도 비가 와서 fireworks 때도 비가 왔다. 라니냐(혹은 엘니뇨?)인가 하는 기후 패턴이라는데 올 겨울에는 눈이 많이 올 모양이다.
시애틀에 여름에 놀러 왔다가 날씨에 반해서 시애틀로 이사왔는데 겨울에 비가 내려 후회를 하는 분들을 가끔 만나는데, 나처럼 비가 오고 서늘한 기후를 마다하지 않는 사람은 여름은 여름대로 우기는 우기대로 즐길 수 있지만 시애틀을 여름만 보고 늘 그럴 것이라 착각하는 것은 마치 시애틀의 우기에 왔다가 늘 비만 오는 것으로 규정짓는 것처럼 전체를 보지 못하는 성급한 판단이라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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