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210407(수)

KC Lee 2021. 4. 9. 00:24

새벽에 일어나 한국의 서울 시장 보궐 선거 결과가 궁금해서 보니 출구 조사 결과 큰 차이로 야당의 승리가 예측되었다. 상식적으로 여당의 실책에 따라서 예상한 바이지만 워낙 진영 논리가 강하게 작용하는 추세라서 박빙의 승부일 수도 있겠다는 우려가 없지 않았는데, 어제 높은 투표율을 통해서 적극적인 의사 표시가 되고 있다는 점이 고무적이었던 것에 이어 상식이 아직 한국, 특히 이번에 서울이나 부산 같은 대도시에서 작동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하고 안도한다. 현 집권 여당이 이를 통하여 자신들의 독주와 오만에 대하여 반성하지 않으면 내년에 있을 대선 결과 역시 크게 차이가 없을 수도 있다는 점을 명심하기 바란다. 어쨌든 정치란 서로 다른 입장의 적절한 균형 상태가 유지되며 견제될 때 권력의 부패가 그나마 방지된다는 점 때문에라도 이번 선거 결과는 만족스럽다.

새벽 예배 때에는 출 2:1-10 본문으로 박은일 목사님께서 설교하시면서 어제 본문 내용을 간략히 요약하고 시작하셨다. 십브라와 부아, 두 산파의 의로운 행동과 축복에 대한 말씀을 전하신 것 같다. 오늘은 모세의 출생에 대한 말씀인데, 출애굽기를 포함한 모세 5 경이 모세의 저작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부모에 대한 이름조차 밝히지 않은 모세의 겸손함에 대한 말씀을 하셨다. 아마도 목사님께서 모세라는 인물에 대한 관심을 가지시고 출애굽기를 강해해 나가시게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

회사에 가서는 어제 전산팀에서 prototype 식으로 나온 영업 지원 툴을 두 영업 담당 임원들에게 소개하고 의견을 청취했다. 매우 만족스러운 반응을 받고 다음 주 초에 가주 영업 사원들을 대상으로 한 번 더 소개하는 시간을 갖기로 했다. 구매 관련 신청된 것을 처리해 주고, 오후에는 새 사무실 이전에 따른 통신 시스템 이전에 대하여 현재 업자와 통화하고 서둘러 줄 것을 요청했다. 이제는 이사까지 두 달 남짓 남았기에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일들은 빨리 처리돼야 하겠다. 오후 늦게 시카고 고객 한 곳 관련 변호사의 편지를 받고 응대를 준비했다.

오늘 수요 예배의 본문은 시 38 말씀으로 목사님께서 설교하셨다. 집에 와서 교회 가기 전까지 '시지프스'를 보다가 갔다. 교회 다녀와서 뒷부분을 마저 시청했는데, 이제는 내일 마지막 회를 앞두고 긴박한 진행이 돼야 하는 시점인데 오히려 처음 시작 부분을 다시 보여주며 설명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김병철 배우의 활약이 두드러진 내용이 되었고, 역시 믿고 보는 배우의 연기를 보는 재미는 있었지만 전체적인 내용의 소재의 한계에 다다른 느낌이 없지 않다. 현재와 미래를 연결하고, 미래의 시점에서 현재를 바꾸려는 시도가 그려지는데, 이미 모순적인 상황이 전제되는 것이라서 이야기가 꼬일 수밖에 없다. 이미 'Back to the Future' 시리즈 영화를 통해서 접한 모순인데, 거기서 크게 벗어날 수 없는 소재가 기본이 되어 있어서 시청자들은 여러 질문을 품고 시청할 수밖에 없는 종류의 드라마였다. 내일 결론이 어떻게 나게 될 것인지 궁금하기는 하지만 크게 새로울 것 같지는 않다. 성급하게 평점을 주자면 5 점 만점에 3 점 정도 줄 수 있을 것 같다. 소재의 한계에도 불구하고 배우들의 충분한 배역 소화와 연기, 그리고 상당히 공을 들인 연출로 드라마 자체에 대한 완성도는 출중한 것 같다. 어제 밤늦게 자서 피곤했던 이유로 아내가 '안녕? 나야!' 시청할 때 옆에서 졸다가 그냥 잠들어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