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0120(수)
새벽에 일어났다가 깜빡 잠이 들어 교회에 가지 못했다. 그래도 이모 모시고 백신 맞는 곳에 가기로 해서 7 시에 교회에 가서 한 차로 Monroe에 있는 Sea Mar라고 하는 조그만 병원에 갔다. 다른 큰 병원들은 인터넷으로 예약을 받는데 앞으로 3 주 동안 예약이 모두 완료돼서 어제 이곳에 장시간 전화 대기하다가 알게 된 대로 first come first serve 한다 해서 8 시에 문을 연다고 하지만 조금 일찍 도착했다. 7 시 반 정도에 도착했는데 주차장에 차가 7대가 먼저 와있다. 모두 우리와 같은 생각을 가지고 온 것이다. 기다리는 동안 사람들이 계속 도착하여 더 이상 차에서 순서를 기다리기 힘들어 줄을 섰다. 이제 일반 접종을 시작한 지 이틀밖에 안 돼서 그런지 대기자 관리가 허술하다. 꽤 많은 사람들이 8 시 시작 전에 줄을 서 있는데 번호표를 나눠주는 것도 아니고 마냥 기다리게 한다. 주로 노인들이 오셨는데 추운 날씨에 다리도 성치 못한 분들이 많을 듯한데 병원 측의 배려가 아쉽다. 그래도 우리는 상당히 앞쪽에서 대기했기에 그리 오래 기다리지 않아도 되리라는 희망을 가지고 기다렸다. 8 시가 되니 먼저 온 사람들에게 병원 관계자가 서류를 건네준다. 나중에 우리 차례가 돼서 받아보니 일단 이 병원에서 놓는 백신은 Moderna 제품이란 것을 알게 됐고, 백신을 맞으면 안 되는 건강 상태에 대한 기본적인 질문에 답하고 서명하는 서류였다. 뒤에 여러 장에 걸쳐서 이 백신은 일반적인 FDA 승인이 아니라 비상 상황에서 가 승인된 것이며, 그러기에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는 내용과 각종 예상되는 부작용과 접종 후 예후에 대한 설명이 있다. 서류를 읽는 사이에 우리 차례가 됐다. 병원 접수하는 곳도 좁아서 한꺼번에 여러 명 들어가지 못하고 조금씩 입장시키기에 밖에서 한 시간 정도 대기하다가 9 시에 들어갔다. 열과 증상 확인하는 질문 후에 들어가서 10 분 정도 기다리니 우리 접수를 도와준다. 어제 findyourphasewa.org/ 사이트에서 미리 대상 여부 확인을 한 결과를 프린트해서 가지고 간 것과 신분증, 의료보험증을 요구해서 앞서 작성한 서명된 서류를 제출했다. 기본적인 인적 사항을 컴퓨터에 입력하는데, 향후 2 차 접종을 위한 예약이 가능하도록 그 병원에 환자 등록을 해야 했다. 5 분 정도 접수 절차를 기다린 것 같은데 그다음에는 잠시 기다렸다가 진료실로 안내됐다. 다시 체온을 재고 건강 상태 질문에 답한 후 기다리니 간호사인 듯한 분이 와서 백신을 놔준다. 접종 후 약 10 분 정도 기다려야 했다. 백신 부작용이 접종 직후에 나오기 때문에 대기하면서 예후를 본다고 했다. 다행히 이모는 아무 이상이 없어서 진료실을 나왔다. 그간 1 년 정도 우리 모두의 생활에 큰 변화를 가져온 코로나 바이러스의 위협이 많이 감소되는 것을 옆에서 보며 경험한 순간이었다.
회사에 출근해서 First Data 월례 세미나를 들으면서 이메일 등 간단한 일을 처리했다. 보증 수리 절차에 있어서 부당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에 대해서 건의했다. 이모의 2 차 접종 예약을 위해서 Sea Mar 병원의 온라인 계정을 만들어서 4 주 후로 예약 신청했다.
오후에는 전국 지점장 회의가 있었다. 각 지점마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2020 년 매출 감소는 피할 수 없었지만 업종 편중에 따라서 영향은 각기 달랐다. 한인 고객의 경우 그로서리나 편의점은 전체적으로 큰 타격이 없었고, 식당은 성격에 따라서 배달 또는 pickup 비중이 높아진 곳이 많다. 중부와 동부에 많은 Beauty Supply 경우 한 때 Black Lives Matter 영향으로 피해를 본 곳도 많았지만 다시 회복세에 있다고 한다. 가장 우려되는 곳은 세탁소다. 재택근무가 많아지면서 세탁을 맡기는 것이 줄었기 때문이다. 변화된 환경에 맞게 적응하는 사업체들의 필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자는 취지의 논의를 한 시간 정도 했다. 회의 이후 새로 관계 맺게 되는 업체와 체결해야 하는 계약서를 다양한 관점에서 검토했다. 특히 우리 회사의 운영 방식에 대하여 내일 아침 회의할 내용을 생각하고 정리했다.
퇴근 후 잠시 쉬다가 수요 예배 참석을 위해서 교회에 갔다. 시 3 본문으로 박은일 목사님께서 설교하셨는데, 배경이 되는 상황 즉 아들 압살롬의 반역을 피하는 도중 지은 다윗의 시에 대해서 말씀해 주셨다. 아침에 두고 온 차를 가져오느라 따로 집으로 오는 길에 시애틀과 에버렛의 ATM 두 곳을 다녀왔다.
수목 드라마로 시청하고 있는 '여신 강림'을 봤는데, 지난주에 연인 관계로 들어섰다가 위기에 있던 남녀 주인공들이 다시 화해해 가는 과정이 이어졌는데, 드라마 배역상 고등학교 3 학년인 두 주인공의 스킨십이 너무 진하게 그려져서 이래도 괜찮나 싶은 생각을 했다. 현재 한국의 현실은 잘 모르나 논란이 될 법하다. '팬텀 싱어 올스타전' 시청을 잠시 하다가 너무 피곤해서 취침했다. 나머지 부분은 나중에 다시 봐야겠다.
오늘은 미국 대통령 취임식이 있는 날이었다. 미국 정치는 조금 거리가 있게 느껴지지만 그래도 중요한 순간이다. 전직 트럼프 대통령을 이어 바이든 대통령이 어떻게 국정을 수행할지 궁금하고, 기독교인으로서 지도자를 위해 기도해주어야 하는 의무를 다해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