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210102(토)

KC Lee 2021. 1. 4. 00:40

올해는 새해를 맞이하며 주말이 끼어있어서 여유로운 한 해의 시작이 되었다. 새벽 예배는 요일 2:1-11 본문으로 박은일 목사님께서 설교하셨는데 '한 해를 이렇게 살자'는 말씀이었다. 1 절 말씀에서 '죄를 범치 않게 하려 함'이라 하신 것에 대하여 죄를 범치 않도록 하는 한 해, 그리고 죄를 범해도 예수 그리스도의 대속을 믿는 자들이 되라는 것이 첫 번째요, 3 절에서 '계명을 지키면' 하신 것에서 보듯 계명/말씀에 순종하라는 것이 두 번째다. 마지막은 10 절에서 '형제를 사랑'하는 것에서 강조한 것처럼 새 계명대로 서로 사랑하는 삶을 살자는 것이다. 귀한 말씀이다.

예배 후 기도 시간을 가지고 나서 당회 모임을 가졌다. LA 체류 중이신 염 장로님을 포함하여 교회에서도 모두 각 방에서 Zoom 통해서 만났다. 새해의 제직 각 부서의 조직과 계획을 하는 연말 당회다. 코로나 바이러스 여파로 올해도 많은 계획을 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작년에 소천하신 이리나 권사님께서 맡고 계시던 일들과 LA로 이사 가신 박정혜 권사님의 궐석을 충원할 필요가 있어서 적임자에 대하여 논의한 후 선정했다. 귀한 사명을 묵묵히 감당하시던 이리나 권사님께서 너무 갑작스럽게 폐암으로 돌아가신 빈자리가 크게 느껴졌다. 한 시간 넘게 모임을 가졌고, 지난 한 해 하나님께서 교회를 지켜주신 것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폐회했다. 당회 후에 신 장로님과 성경 공부 인도에 대해서 좀 더 논의하기도 했지만, 나는 올해 성경 통독반을 다시 한번 맡아서 인도하려고 한다. 전과 같이 모이기 힘든 대신 긴 시간을 할애하는 것도 가능할 것 같아서 함께 읽는 식으로 진행해 보려고 한다. 이를 위해 Zoom 어카운트 하나를 교회 이름으로 구입하기로 했다.

집에 11 시 가까이 돼서 돌아오니 가족들이 모두 일어나 있다. 새해 첫날의 일기를 쓰면서 한 해를 시작하는 다짐을 다시금 새겨보았다. 매일 계획표대로 살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하나의 가이드라인으로 따라 보기로 했다. 늘 소망하던 책 읽기를 꾸준히 실천하는 한 해가 되기를 바란다. 점심은 어제 윷놀이할 때 정한 대로 우리가 내는 것으로 Chick-fil-A에서 사 와서 함께 먹고, 주말 드라마를 시청했다. 먼저 '철인 왕후'를 보았는데, 나는 이제 조금씩 흥미를 잃어가고 있다. 여전히 신혜선 배우의 연기는 훌륭하고 김정현 배우 역시 달라지는 감정선을 잘 따라 연기해서 몰입하게 하지만 전반적인 스토리에 새로운 것이 별로 없어서 진행이 지지부진한 것 같다. 한 주 결방한 '경이로운 소문' 이번 회는 조금 실망스러웠다. 참신한 소재로 쭉쭉 이야기를 이어나가도 될 텐데 악을 응징하는 부분에서 갑자기 코믹으로 돌아선 것이 아닌가 싶다. 좀 더 진지하게 진행해도 얼마든지 재미있을 것 같은데 갑작스러운 코믹 연출에 민망해졌다. 그래도 아직 재미있게 진행되며 다음 회에는 주인공들의 위축된 모습이 예고되어서 다시 어떻게 회복할 것인지 궁금해진다. 작년에 방영된 '쌍갑포차'가 생각난다. 여러 에피소드를 연결 지으며 주인공의 갈등이 표출되어 가는 과정을 그리고 해결에 이르는 전형적인 방식이었는데, '경이로운 소문'은 이야기를 조금씩 쌓아가는 대신 너무 극적인 요소를 강조하여 과한 느낌이 들게 한 에피소드였다. 한 주 결방이 흐름을 끊을까 염려한 때문일까, 너무 자극적으로 이야기가 전개되어 실망스러운 한 회였다.

잠시 한국 장을 보러 나가는 길에 버블티를 사 먹었는데, 집에 돌아와 계속 설사를 한 것으로 보아 뭔가 이상했던 모양이다. 나만 시킨 내용은 우유가 들어갔다는 것과 lychee 첨가한 것인데 뭐가 잘못된 것인지 모르겠다. 거의 한 시간 화장실을 들락거리며 고생했다. 당연히 저녁 먹을 생각도 못하고 집에 돌아가는 딸 부부를 배웅했다.

저녁 시간에는 목요일에 방영한 '미스 트롯 2' 경연 프로그램을 시청했다. 첫 예심이 계속되는 가운데 몇몇 실력자들이 더 소개되었고, 본선에 진출한 참가자들이 팀으로 경연을 펼치는 것을 두 팀 보았다. 아이돌 출신 팀은 전원 합격할 정도로 잘했고, 예심에서 1 등을 한 참가자가 포함된 현역 B 팀은 혹평 속에 두 명만 남게 되었다. 연습 과정을 모두 볼 수는 없었으나 팀에서 중심을 잡고 리더 역할을 하는 사람과 구성원들이 얼마나 각자의 역할을 잘 감당하느냐 하는 것이 팀 미션에는 중요하다는 것을 감지할 수 있었다. 아이돌 출신들은 기본적으로 그룹 활동을 통해서 어떻게 자기 역할을 소화해야 하는지 알고 있는 듯한 반면, 현역 팀은 이미 각자 활동하는 중에도 어렵게 고군분투하는 것에 익숙해서인지 팀 미션에 잘 적응하지 못한 것 같다. 그렇다고 이전 유사한 경연에서 현역 팀들이 선전했던 것을 생각하면 각 구성원의 역량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것 같다. 그래도 두 명은 다음 경연으로 갈 수 있었다는 것이 최악의 결과는 피한 것 같다. 거의 두 시간 넘게 방송된 것 같은데 재미있게 시청하고 취침했다.

 

아침부터 이것저것 하는 일들이 많아서 오늘은 책 읽기를 하지 못했다. 앞으로도 매일 책을 읽지는 못할 것 같지만, 그래도 별로 낭비한 시간을 없었던 같은 하루라서 아쉽지는 않다. 이제 주일을 보내고 한 주를 시작하며 새해의 결심이 흩어지지 않도록 노력해야 하겠다.